컴공 복수전공 시작
2021년은 휴학을 하면서 내 진로를 찾았던 중요한 해다. 친구의 권유로 프론트엔드 (html, css, JS)를 배워봤고, 웹 앱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트캠프 백엔드 과정을 등록, 수료했다. 부트캠프는 효율성 측면에서 그닥 좋지 않았지만, 개발에 뜻을 가진 사람들(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다 개발에 관심을 갖게된 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해보는 경험이 새로웠다.)
2021년은 방황을 멈추고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굉장히 뜻깊은 해였다. 그렇게 2022년도 컴퓨터학과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1학기에 배우게 된 미적분과 확률통계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교수님의 강의보다는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재밌었다. 편입 수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적인 사고방식에 재미를 붙였던게 도움이 됐다. 이 사고방식은 당장 실용적으로 쓰이기보다는 앞으로 공부할 많은 이론들의 배경지식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피아노 학과인 친구와 하던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마저 진행했다(클래식 종사자들의 컨텐츠와 구인구직 플랫폼. 나는 개발 PM 및 백엔드 역할이었다). 원래는 토이 프로젝트처럼 가볍게 생각하다가, 3월쯤부터 진지해졌다. 아이템 구상과 구체화 과정 모두 참 설렜고 즐거웠다. 남은건 구현이었고, 나는 3월 ~ 10월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개발했다. 학교 공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가용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할애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였다. 야심차게 기획 & 디자인 구상도 하고 notion, figma 등 나름대로 스마트한 툴도 썼지만, 그건 개발 성패의 본질이 아니었다. 내 예상보다 너무 방대한 기획과 예상보다 너무 미숙한 개발 실력이 본질적인 문제였다. 그 때문에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졌고, 미뤄진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려고 방학 계획표를 짰다가 대차게 실패하는 초등학생과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자기객관화가 너무 안 되어있었고 계획이 무모했다. 처음에 개발 규모를 5분의 1정도로 축소해서 MVP만을 우선적으로 개발했으면 성공했을거라 생각한다. 그 때문에 FE파트 개발자와 협업이 어려웠다는 문제도 컸다. 사업은 어렵고 그걸 구현하는 것도 어렵다.
결국 친구는 기획을 수정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서 결국 호스팅에 성공했다. 사업의 절반은 실행력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친구의 실행력은 언제나 놀랍기만 하다. 친구는 지금도 자체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컨텐츠를 업로드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의 성장을 놓고 보면 큰 배움이 있었다. 우선 비즈니스 로직의 문서화와 DB 모델링 방법을 배웠다. 유저 권한(permission) 레벨, 유저 플로우 등 사용자의 행동을 어떻게 디지털화시켜서 웹과 DB로 옮길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API 설계, DB 쿼리문, 서버(express)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돌아보니 많이 배웠다. AWS에 잘 호스팅하지 못한 점, FE 파트와 잘 협업할 수 있도록 개발 규모를 줄이지 못한 점, 기술 스택을 비효율적으로 선택했다는 점 등이 아쉽다.
내 생각에 변화가 생겼는데, 개인(개발자)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회사가 특정 규모를 만족해야 한다는 것. 기획자나 사수가 충분히 여유나 경험이 있어 나의 실력을 끌어올려줄 수 있어야 한다. 체계적일수록 좋고, 개발문화(코드 리뷰, 컨퍼런스 등)가 있으면 좋겠다. 러프하게 말하자면 ‘네카라쿠배당토’ 등 중견기업 혹은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가고 싶다.
알고리즘과 컴퓨터적 사고
1학기때까지만 해도 이공계 학생이라기보단 그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에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2학기에 들어서면서 공학적인 마인드가 생기게 된다. c언어, 알고리즘, 디지털 논리 회로를 배웠고, 가장 인상 깊었던건 알고리즘과 디지털 논리 회로다. 1학기때 말로만 듣던 ‘디지털’이 뭔지, 0과 1이 뭔지를 디지털 논리 회로에서 충분히 경험했다(빡셌다는 뜻). 그리고 알고리즘 강의에서는 다양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배웠다. 여기선 문제해결력 자체를 배웠다기보다는,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토대를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이왕 배운거, 백준 알고리즘을 시작했다. 2달 전부터 거의 매일 하고 있고, 실력 향상이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풀고 있다. 컴공을 함께 전공하는 친구와는 매주 하루씩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컨퍼런스는 사실 별명이고 CS 지식 공유와 CS 면접을 위한 준비가 목적인 미팅이다. 맨 처음엔 어색했지만 두번째부턴 둘 다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좋은 개발자가 되기까지 앞으로 훨씬 더 많은 시행착오가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내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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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공 복수전공 시작
2021년은 휴학을 하면서 내 진로를 찾았던 중요한 해다. 친구의 권유로 프론트엔드 (html, css, JS)를 배워봤고, 웹 앱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트캠프 백엔드 과정을 등록, 수료했다. 부트캠프는 효율성 측면에서 그닥 좋지 않았지만, 개발에 뜻을 가진 사람들(다른 분야에 종사하시다 개발에 관심을 갖게된 분들과 커뮤니케이션해보는 경험이 새로웠다.)
2021년은 방황을 멈추고 진로를 정했기 때문에 굉장히 뜻깊은 해였다. 그렇게 2022년도 컴퓨터학과 복수전공을 신청했다.
1학기에 배우게 된 미적분과 확률통계는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교수님의 강의보다는 책에 담겨있는 내용이 재밌었다. 편입 수학을 공부하면서 수학적인 사고방식에 재미를 붙였던게 도움이 됐다. 이 사고방식은 당장 실용적으로 쓰이기보다는 앞으로 공부할 많은 이론들의 배경지식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피아노 학과인 친구와 하던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마저 진행했다(클래식 종사자들의 컨텐츠와 구인구직 플랫폼. 나는 개발 PM 및 백엔드 역할이었다). 원래는 토이 프로젝트처럼 가볍게 생각하다가, 3월쯤부터 진지해졌다. 아이템 구상과 구체화 과정 모두 참 설렜고 즐거웠다. 남은건 구현이었고, 나는 3월 ~ 10월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개발했다. 학교 공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가용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할애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였다. 야심차게 기획 & 디자인 구상도 하고 notion, figma 등 나름대로 스마트한 툴도 썼지만, 그건 개발 성패의 본질이 아니었다. 내 예상보다 너무 방대한 기획과 예상보다 너무 미숙한 개발 실력이 본질적인 문제였다. 그 때문에 일정은 계속해서 미뤄졌고, 미뤄진만큼 스트레스를 받았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려고 방학 계획표를 짰다가 대차게 실패하는 초등학생과 같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에 자기객관화가 너무 안 되어있었고 계획이 무모했다. 처음에 개발 규모를 5분의 1정도로 축소해서 MVP만을 우선적으로 개발했으면 성공했을거라 생각한다. 그 때문에 FE파트 개발자와 협업이 어려웠다는 문제도 컸다. 사업은 어렵고 그걸 구현하는 것도 어렵다.
결국 친구는 기획을 수정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서 결국 호스팅에 성공했다. 사업의 절반은 실행력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친구의 실행력은 언제나 놀랍기만 하다. 친구는 지금도 자체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컨텐츠를 업로드하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의 성장을 놓고 보면 큰 배움이 있었다. 우선 비즈니스 로직의 문서화와 DB 모델링 방법을 배웠다. 유저 권한(permission) 레벨, 유저 플로우 등 사용자의 행동을 어떻게 디지털화시켜서 웹과 DB로 옮길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API 설계, DB 쿼리문, 서버(express)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돌아보니 많이 배웠다. AWS에 잘 호스팅하지 못한 점, FE 파트와 잘 협업할 수 있도록 개발 규모를 줄이지 못한 점, 기술 스택을 비효율적으로 선택했다는 점 등이 아쉽다.
내 생각에 변화가 생겼는데, 개인(개발자)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회사가 특정 규모를 만족해야 한다는 것. 기획자나 사수가 충분히 여유나 경험이 있어 나의 실력을 끌어올려줄 수 있어야 한다. 체계적일수록 좋고, 개발문화(코드 리뷰, 컨퍼런스 등)가 있으면 좋겠다. 러프하게 말하자면 ‘네카라쿠배당토’ 등 중견기업 혹은 유니콘 스타트업으로 가고 싶다.
알고리즘과 컴퓨터적 사고
1학기때까지만 해도 이공계 학생이라기보단 그저 서비스를 구현하는 것에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2학기에 들어서면서 공학적인 마인드가 생기게 된다. c언어, 알고리즘, 디지털 논리 회로를 배웠고, 가장 인상 깊었던건 알고리즘과 디지털 논리 회로다. 1학기때 말로만 듣던 ‘디지털’이 뭔지, 0과 1이 뭔지를 디지털 논리 회로에서 충분히 경험했다(빡셌다는 뜻). 그리고 알고리즘 강의에서는 다양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배웠다. 여기선 문제해결력 자체를 배웠다기보다는, 문제해결력을 기르기 위한 토대를 배웠던 것 같다.
그리고 이왕 배운거, 백준 알고리즘을 시작했다. 2달 전부터 거의 매일 하고 있고, 실력 향상이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하게 풀고 있다. 컴공을 함께 전공하는 친구와는 매주 하루씩 컨퍼런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컨퍼런스는 사실 별명이고 CS 지식 공유와 CS 면접을 위한 준비가 목적인 미팅이다. 맨 처음엔 어색했지만 두번째부턴 둘 다 즐기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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